영혼을 맑게 해주는 음악. 사람의 입으로 내는 소리 중 가장 아름다운 소리. 아름다운 하모니와 신비로움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는 음악. Allegri의 Miserere. 비브라토를 절제한 소프라노의 고음은 정말 경외스러울 정도이다. 더구나 커다란 중세 교회에서 자연적인 울림과 그 반향에 의한 절묘한 화음이라면... 정말 상상만 해도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이다. (실제로 몇몇의 녹음은 스튜디오가 아닌 옛 교회건물에서 녹음되었다.) 카스트라토가 내는 초 고역의 소프라노. 카스트라토라고는 영화 파리넬리에서 합성된 소리로만 겨우 들었을 뿐 이지만 요즈음 나오는 음반에서와는 달리 또 다른 뛰어난 소리가 있었을 것이다. 들어보지 못한 카스트라토나 보이소프라노 그리고... 현대에 와서 교회에서 여성들의 연주가 가능하게 되어 불리어지기 시작한 여성 소프라노... 그 비브라토가 절제된 소프라노 등, 각각의 특징이 있었겠지만... 이 곡을 표현하는 그 어느것도 그 신비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이 미제레레는 오래전부터 聖주간(수난주간)인 부활절의 전 일주간에 연주되었는데 聖주간의 수, 목, 금요일의 예배를 테네브레(Tenebrae)라고 한다. (Tenebrae의 뜻은 [어두움/Darkness]이다.) 이 聖주간의 기도(성무일과) 중 저녁의 기도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부터 시작되는데... 제단 옆의 촛대에 촛불을 밝혀 놓았다. 그리고 기도가 진행되는 동안 하나씩 촛불이 꺼져가면서, 찬미을 하였고, 마지막 촛불이 꺼져 높은 곳의 제단으로 옮겨지면 이 찬미은 끝이 나게 된다. 그리고 어둠과 침묵, 그 속에 있는 사제들의 간절한 기도.... 이 테네브레에서는 거의 평성조 Chant가 연주되었는데, 그 마지막에 미제레레가 연주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는 당시 교황청의 교회에서만 불릴 수 있게 하여 거의 100년 이상을 교황청에서의 테네브레 의식에서만 연주되었다. Miserere는 중세당시에 가장 많이 불려진 Psalmody(시편송)의 하나로 성경 시편 제51편의 내용에 곡을 붙인 것이다. Miserere 는 라틴어로 "불쌍하게", "가련하게"라는 뜻이 담긴 단어로, 시편 51편(라틴성경 50편)에 전문 중 첫 귀절이 Miserere mei Deus,라고 시작하기 때문에 이 곡을 미제레레라고 불리게 된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던 다윗이 밧세바를 탐하게 되고, 그 남편이던 신하를 전장으로 내몰아 죽게 하였다. 그런 탐욕과 죄는 그의 영혼을 흐리게 하였고 절망과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들게 했다. 그러나 다윗을 향한 하느님의 큰 사랑은 그로 하여금 다시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하였고, 그 참회의 글이 이 시편에 남아 있다. 이 다윗의 참회詩인 이 내용은 작곡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편인 듯, 제100편인 Juvilate Deo, omnis terra 와 제110편인 Dixit Dominus와 함께 가장 많이 작곡되어 남아 있다. 이 시편 51편(Miserere)에 곡을 붙인 유명작곡가를 든다면, Gregorio Allegri외에도 J.C.Bach, H.Purcell, G.P.da Padstrina, W.A.Mozart, T.L.de Victoria, G.Gabrieli 등 당대 유명 작곡가들과 19세기 이후에도 G.Donizetti, C.Gounod, Z.Kodaly, M.Dupre 등이 곡을 만들었으며 작곡된 곡의 수는 거의 50여 곡에 이른다. Allegri는 다른 곡도 여러가지 남아 있지만 이 한 곡만으로도 영원히 기억 될 수 있는 작곡가가 되었다. 이 Miserere의 당시 연주는 요즈음의 연주처럼 작곡가의 악보대로만 연주되지는 않았다. 당시의 연주의 흐름은 작곡가의 의도보다는 연주자의 의도가 많이 우선되었고, 물론 당시에도 훌륭한 악보들이 있었지만, 악보 외에 특별히 표현할 수 있던 발성이나 기교는 연주자의 師弟에 의해 대물림하여 전해지기도 하던 시절이다. 뛰어난 카스트라토나 다른 성악가들은 이 곡을 연주하면서 작곡가의 기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태에서 변형하여 불렀다. 그것이 즉흥적이건 의도적이건 간에.. 특히 화려한 장식음을 사용할 수 있었던 성악가는 최대한 자기의 특기를 사용하였고 연주의 분위기나 형태에 따라 그 내용도 상당히 달라지기도 하였다. 이런 성향에 따라 요즘 음반으로 들을 수 있는 연주도 연주단체나 연출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따르게 된다. 이 음악의 연주시간은 약 12-15분 정도이다. 글쓴이 :보니파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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