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악랄한 이들

극악 괴 아이템 - 체조, 건전국민가요 1집 1981│박정희를 위한 노래들...

리차드 강 2009. 6. 9. 15:14
극악 괴 아이템 - 체조, 건전국민가요 1집 1981
체조,건전 국민 가요 1 (1981)
Various Artists
TRack - 전곡 연주
 
Track A면 1 : 의식곡
1. 국기에 대한 경례 (국기에 대한 맹세)
2. 순국 선열에 대한 묵념
3. 애국가 (안익태 곡/사)
Track A면 2 : 건전가요
4. 새마을의 노래 (작사:박정희 작곡:박정희)
5. 나의 조국 (작사:박정희 작곡:박정희)
6. 조국 찬가 (작사:양명문 작곡:김동진)
7. 민방위의 노래 (작사:내무부 작곡:김성태)
8. 일하는 해의 노래 (작사:박목월 작곡:이희목)
9. 향토방위의 노래 (작사:모기윤 작곡:박춘석) 박진섭
10. 예비군의 노래 (작사:전우 작곡:이희목)
11. 충무공의 노래 (작사:박광우 작곡:박광우)
Track B면 1 : 체조곡
12. 국민체조
13. 신세기 체조
14. 재건 체조
Track B면 2 : 건전가요
15. 정화의 노래 (작사:김현숙 작곡:한용희)
16. 우리 힘으로 (작사:이철재 작곡:신귀복)
17. 잘살아보세 (작사:한운사 작곡:김희조)
18. 우리 모두 손잡고 (작사:이하윤 작곡:황문평)
19. 농민의 벗이되어 (작사:유말영 작곡:형석기)
건전가요?...;;
crdai님 쪽에서 보고 별안간 떠올라 가져옵니다.
일세를 풍미하던 건전가요란, 반역자들 군사정권이 이른바 '건전한 대중문화'를 내세우며 직접 제작, 혹은 대중음악인들에게 강제로 끼워넣게 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저런 패러디가 많아 우리에게도 친숙한 '새마을의 노래' (혹자는 이것만 가지고도 박정희를 한국 역대에 남을 음악가(!)라고 평하기도 한다) 같은 게 그 시작이라고 할 만한 관제 가요를 비롯하여, 군사 정권의 살인적인 검열 시스템을 통과하기 위해 음반에 억지로 들어간 곡까지 그 스펙트럼은 만만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현실에서 특수한 것은, 과연 한국은 먹물의 나라인 관계인지, 군사 정권은 이른바 3S로 표현되는 문화 진흥정책을 하면서도 오히려 '대중문화의 퇴폐성을 척결'한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입니다. 5공의 모토가 '정의사회 구현'이라면, 그나마 만만한 '불의'인 '퇴폐가수'를 몰아내는 게 그나마 면목을 차릴 길이었던 셈이고, 특히 유신 체제 하에서 급증한 금지곡 (∋'퇴폐가요' '반체제' 등 등) 의 물결과 환상의 조직력을 자랑하며 대중음악계를 밀어붙인 것이 되겠습니다. 심지어 가수들이 '나름대로 건전가요'라고 작곡해 내놓았더니 금지곡이 되더라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게 이 시절입니다. 거꾸로 '아 대한민국' (이건 너무 야합니다만) 이나 '아름다운 강산'같은, 웬만한 곡보다 수명이 긴 명곡도 속출하긴 했습니다만.
...그리 하여, 왜 이런 포스팅을 했냐 하면, 언젠가 충동구매로 관제가요 모음집을 구입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테이프라 지금 돌려보지 못하는 게 천추의 한) 이름하여...체조, 건전국민가요 1
과연 표지부터 범상찮은 포스를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강북 뉴타운 마을길도 넓히고~ 부자마을 만드세~ 제조사는 아세아레코드로 ALC-991. 하지만 아마 제작사가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 별 의미는 없는 듯합니다. 그럼 뒷면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주옥의 명곡들만 놓여있다고 할 수 있으며, 당시로서는 최고급의 아티스트가 총출동한 길옥윤이 없으므로 무효 명반으로 손색이 없음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수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친일파 조영남같은 거물들이 들어 있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1981년에 릴리즈된 이 앨범을 심지어 지금 CD로 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로써 레어도 급격저하)
그리하여 이 시대의 괴아이템은 제 CD장에 한자리를 단단히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중량감에서 비교가...(의미불명) 체조 3연참에 도전해 보실 분 모집중. (그럴 리 없잖아!!!)
p.s. 당연하지만 살 때 음반점 점원이 미친놈 보는 듯이 바라보더군요. 뭐 그런 거야 여러 나라에서 흔하게 겪은 일이라서.
p.s.2. 고등학교때 악기 연주 시험이 있었는데, 바이올린으로 국민체조를 연주해볼까 하다 역시 미친놈 취급 받을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2안으로 준비했던 쾌걸 불암 쾌걸 조로 오프닝을 썼다면 정말로 매장되었을 듯)
     
올라온 리플들
제목 : 회사에서 발견. 극악 괴아이템 건전국민가요 1집 일전에 행사 비스무리 한 게 있어서, 강당 쪽을 쓴 일이 있는데... 거기 방송실에서 녹음을 담당하느라, 난방없는 방송실에서 근무를 삐대게 되었습니다. 방송기기 위에 웬 테이프 들이 놓여있는데.... 범상치 않은 오라가 풍기는 게 하나 보이더군요. 그것은 바로. ......more
안모군 : 아니 국군 10대 군가잖습니까. 저 자매품은. 그래도 저런 음반은 관공서에서 수요가 좀 있습니다. 학교라던가. -_- .....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군가들은 관제 냄새가 좀 나서 그렇지, 보컬과 연주만 잘 다듬으면 나름대로 포스있는 곡이 있죠. "전선을 간다"같은 곡들... 뭐 야뽄스끼들도 그 뽕짝 군가의 향연 속에서도 "군함행진곡"같은게 있으니, 100중 99를 버려도 1은 건질게 있달까요. 국민체조나 국군도수체조까진 들어봤지만, 저런 체조들도 있군요. 저런 걸 보면 이 나라는 정말로 구일본 시스템의 직계후손 답달까요.-_-
한국출장소장 :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운 강산'보다 '아 대한민국'을 최강으로 꼽습니다. 29만원 대머리 아저씨(...)시절에 '자유' '행복' 운운하는 건 참...(먼산) 아름다운 강산의 경우는 원본은 못들어봤지만 이선희 버전(?)을 보면 적어도 정권찬양적 가사는 없더군요.
crdai : 다른건 다 좋은데 저 "내무부 사"와 "전우"는 대체..;; 그나저나 네녀석의 취미는 알다가도 모르겠군 저 17세 누님의 "행복한 탬버린"에서 약간 재미있었..OTL..;;
Dataman : crdai님/ 그냥 잡다한 것일 뿐.
NOT_DiGITAL : 역시 수록곡만으로도 강렬한 포스를 보여주는군요. :-)
nibs17 : ...어디서 많이 본 테이프 껍질같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저거 고교 방송부로 활동하던 시절, 조례시간만 되면 틀어댔던 그 테이프로군요. OTL, 운동회 날이나 전체체조의 날(?)만 되면 A면 1,2번까지 틀고 다시 국민체조 하기 전까지 B면 제일 앞으로 돌려놓는 삽질을 하게 했던 바로 그 녀석...오랜만에 보니 반갑습니다 그려;
kunoctus : 전 그거 CD도 있습니다. 이사짐 정리 끝내면 이미지 잡아서 올려드리죠. (이 화제 나오면 하는 이야기지만, 잘살아보세와 새마을운동은 명곡입니다. 곡의 내용을 당시 위정자- 특히 박근혜씨아버지-등이 제대로 못지켜서 그렇지. 잘살아보세라고 해놓고 자기들만 잘 살았잖아요.
young026 : 뭐 군가가 국민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려 있는데요.
kunoctus : 아 드디어 CD발견했습니다. 케이블만 발견하면 곧 사진찍어 올리지요. (카메라에서 PC로 데이터 옮길 케이블이...)

떠도는불의넋 : 이것 정말 '괴' 아이템이로군요... 박물관에 전시해 놔도 되겠습니다!

출처 : http://llblueite.egloos.com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