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생각하면 눈..

잊혀진 옛 시절의 추억들...한지 인형

리차드 강 2009. 10. 22. 13:22

잊혀진 옛 시절의 추억들...

춥고 배고팠지만 인정이 땔감이고 희망이 양식이던 시절.

지금은 아스라히 지나와 빛바랜 사진첩 속에서나 희미하게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그 때.

일상에서는 까맣게 잊고 살아온 "그 때 그 시절" 로의 타임 머쉰 여행.

자~ 옛시절로 여행을 떠납니다.

안전 벨트 매셨나요? 떠납니다. 슈웅~~

리듬에 맞추어 다듬이질 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따닥 따닥 따다다닥 따다다닥~~

     

연꽃잎으로 "야시(여우)비"피하던 어린 시절.

     

개구쟁이 친구랑 "뭐 봤니?"도 하구

     

어릴적 총싸움 하는 모습.

     

요즘에도 겨울이면 마주치는 거리의 군 고구마 장수.

     

교실 <이승은>

시끌벅적 시끌벅적.

쉬는 시간 교실에 책상은 삐뚤 삐뚤.

난로 위헤 포개어 놓은 양은 도시락은 지글재글.

가운데 금 그어 놓고 "내 땅 밟지 마" 하고 큰소리 치는 여자 아이들은 티격태격.

     

여름날 오후 <이승은>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가끔씩/ 수박 잔치가 벌어지곤 했지요.

여러 식구들이 그런 대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큰 양푼에 설탕을 넣고,/ 숟가락으로 수박을 숭숭 떼어 넣고, 동네 얼음집에서 금방 사 온 얼음을/ 바늘과 망치로 폭폭 깨어 넣어/ 시원한 화채를 만들어 먹었답니다. 그 당시 수박엔 왜 그리 씨가 많았는지./ 너무 많은 씨를 그대로 삼켜서/ 혹시 뱃속에서 수박나무가 자라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었고,/ 수박보다 그 얼음 띄운 설탕물로/ 더 배가 불러/ 밤새 쉬야를 하러 다녔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립습니다.

     

해질무렵 <신현득>

아버지들이/ 허기를 만난다.

내 집은 없어도/ 님의 집은 지어야 하는

내 밭은 없어도/ 남의 밭은 매어야 하는/ 그런 아버지들.

허기가 난다/ 담 모틍이를 돌던 엄마도.

그 머리에 인/ 팔다 남은/ 사과 서너 개.

     

"쑥쑥 내려가라.. 엄마손은 약손." 살아 생전의 엄마손이 그립네요.

엄마 손 1 <윤석중>

엄마 손은/ 약손./ 아픈 데를 만져주면/ 대번 낫지요.

엄마 손은/ 저울 손./ 노나 준 걸 대보면/ 똑같지요.

엄마 손은/ 잠 손./ 또닥 또닥 두드려 주면/ 잠이 오지요.

     

밤중에 <이원수>

달 달 달 달 ......

어머니가 돌리는/ 미싱 소리 들으며/ 저는 먼저 잡니다./ 책 덮어 놓고/ 어머니도 어서/ 주무세요. 네?

자다가 깨어 보면/ 달달달 그 소리/ 어머니는 혼자서/ 밤이 깊도록/ 잠 안 자고 삯바느질/ 하고 계셔요.

돌리시던 미싱을/ 멈추시고/ "왜 잠 깼니?/ 어서 자거라."

어머니가 덮어 주는/ 이불 속에서/ 고마우신 그 말씀/ 생각하면서/ 잠들면 꿈속에도/ 들려 옵니다.

"왜 잠 깼니?/ 어서 자거라./ 어서 자거라....."

     

등목   <이승은>

여름날 가장 기분 좋은 때는 엄마가 우물가에서 한바탕 등목을 시켜 주실 때였답니다.

두레박으로 퍼올린 차가운 물줄기가 등허리에 쏟아질 대는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짜르르 소름이 끼치곤 했었지요.

올망졸망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 여러 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조금 후의 차가운 물세례를 대비하면서 옆드렸었지요.

엄마의 시원한 손길을 기다리면서...

     

울 엄마 젖 <강소천>

울 엄마 젖 속에는 젖도 많아요./ 울 언니도 시일컨 먹고 자랐고,

울 오빠가 시일컨 먹고 자랐고,/ 내가 내가 시일컨 먹고 자랐고,

그리고 울 애기도 먹고 자라니/ 정말 참 엄마 젖엔 젖도 많아요.

     

만화가게 <이승은>

이모 덕분에 다섯 살 때 이미 한글을 깨친 나는 일 주일에 한 번 꼴로 후암동 만화 가게에 드나들며 만화책들을 섭렵했다.

만화 가게 주인인 베레모 아저씨는 큰 아이들 틈에서 내가 만화책을 소리내어 읽으면 대견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했다.

당시 나는 "%"를 "응"이라고 읽었는데, 그 뒤 초등학교 산수 시간에 그것이 "퍼센트"임을 알고는 잠시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 <김종상>

무명 치마와 삼베 적삼으로/ 아버지를 키우셨다는 우리 할머니.

활처럼 굽으신 그 등은,/ 언제나 손자들 오줌 자국으로/ 얼룩져 있네.

"그래서 호랑이는......"

몇 권의 동화보다,/ 더 많은 이야기로,

기나긴 겨울밤도/ 할머니 곁에서는/ 너무 짧지.

     

엿장수 할아버지   <이종택>

찰가당 찰가당/ 엿장수 할아버지

찰가당 찰가당/ 마을 아이 모아 놓고

찰가당 찰가당/ 엿을 팔지요.

매미들은 자안 잔/ 울어댑니다.

     

언니   <윤동재>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영어 한 번 배워 보기라도 했으면 하던/ 우리 언니.
 
국민 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이태를 농사일 돕다./ 대구 방직공장으로 취직했지.
 
취직이 되어 가던 날/ 언니는 내 손목 쥐고 말했지./ 돈 많이 벌어/ 중학교 시켜 주겠다고.
 
가서 일년 만에/ 처음으로 왔을 땐/ 얼굴이 바짝 말라/ 언니 같지 않더라./ 눈물부터 나더라.
 
공장에 다니지 않으면/ 안 될까?/ 여기서 전처럼 고추모나 가꾸거나/ 담뱃잎을 따면서/ 돈 조금 벌며 살면 안 될까?
 
아버지한테 그러자고/ 졸라 볼게./ 어머니한테 그러자고/ 졸라 봐야지.

언니, 우리 언니./ 열다섯 살 우리 언니.

     

신문팔이 아이 <이종택>

저무는 한길에/ 맨발로 달리는/ 신문팔이 아이

매서운 겨울 바람/ 뒤쫓아 달립니다.

"신문, 신문, 신문 삽쇼!"

아이가 소리지르면/ 바람도 소리칩니다.

춥지 않습니다./ 배도 고프지 않습니다.

싸움이 끝나는 날/ 일선 가신 아버지가/ 돌아오실 때까지

그 아이는/ 견디는 아입니다.

     

마루 한 곁에 걸려있는 ..메주가 참 정겨워 보이는 고향집.

     

도시락   <심호택>

옥봉국민학교 3,4학년 때 점심 시간 돌아오면 피난민 아들 철재하고 운동장 건너 측백나무 이빠진 울밖으로 나갔습니다. 논으로 비탈진 아늑한 둔턱에 철 따라 민들레 피고 토끼풀이 푸르릅니다.

보자기 풀어 양은 도시락 열고 나 먼저 먹어나가면 철재는 곁에서 지켜보며 제 차례 기다립니다.

젓가락으로 떼어 먹는 보리밥 한 덩이마다 매달려 있는 두 사람의 마음 철없어도 또렷이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새 절반쯤 먹으면 둘이는 서로 미안하고 불편합니다. 그만 먹으라고 못하는 철재는 딴전인 척 먼데로 눈을 돌려 보기도 하지만 그 눈길 금방 되돌아 옵니다. 나는 절반에서 한 덩이 더 먹습니다.

마지막 반찬그릇 들어내면 그 아래 또 한 숟갈쯤 깔려 있을 테니까요.

열살 무렵 봄 여름 긴긴 날

그래서 둘이 모두 시원찮은 점심이지만 괜찮습니다.

껄끄러운 그 밥 나누어 먹고도 우리는 미루나무 큰 키로 자랐습니다.

     

겨울 정경 <이승은>

얼어붙은 논바닥은 우리들의 운동장이었다. 판대기 밑에 각목을 두 개 나란히 대고, 그 각목 밑에 굵은 철사를 구부려 붙인다.

그 위에 쪼그리고 앉아 한 손에 한 개씩 막대기를 들고 얼음을 밀면, 아아! 씽씽 미끄러지는 썰매.

지붕에 멋진 스키를 얹고 가는 자동차를 보면 옛날에 썰매 타던 친구들의 정경이 아련히 떠오른다.

     

물지게 <이승은>

수도는 동네에 하나밖에 없었다. 그 공동 수도앞에는 물동이들이 길게 줄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동이의 출렁거림과 발걸음의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그 아까운 물이 쏟아졌고, 아랫도리며 신발이 물에 젖곤 했다.

한겨울이면 얼어붙은 골목길에서 물지게를 진채 엉덩방아를 찧고, 누런 코를 훌쩍이며 울고 섰는 아이들도 자주 보였다.

     

의자들고 벌서기 아이 창피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추억의 학창시절의 모습.

     

목마 <이승은>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동네 네거리에 찾아오는 목마 아저씨. 한국 말, 일본 말, 미국 말, 불란서 말...

일본 말 타면 제일로 재수 없고, 한국 말은 왠지 시시해 보이고. 그래도 못 타는 것보다는 백배 낫지요.

     

새 고무신   <이종택>

읍내 장 십릿길/ 솔가비 한 짐 팔아/ 새 고무신 사고

맨발로 돌아가는/ 시골 사는 돌이

개울 둑 잔디에서/ "혹시 크지 않을까"

돌다리 넘어서서/ 또 한 번 신어 보고

"저 고갯마루부터/ 정말 신고 가야지"

돌이는 맨발,/ 타박타박 맨발.

     

어머니, 그 말씀은 옳았어요.  <정하나>

어머니, 산 꼭대기 높은 자리에 있는 나무는 햇빛을 넉넉히 받아도, 등을 굽히고 산다고 하셨죠?

그 말씀은 옳았어요.

어머니, 산 골짜기 낮은 자리에 있는 나무는 그늘에 묻혀 살지만 가슴을 딱 펴고 고개를 높이 들고 산다고 하셨죠?

그 말씀도 옳았어요.

어머니, 제 힘이 모자라 혼자 서지 못하는 덩굴은 버림받지 않고 크고 힘센 나무들에 부추기어 함께 살아간다고 하셨죠?

또, 그 말씀도 옳았어요.

어머니, 키가 작은 풀일수록 큰 나무가 갖지 못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하셨죠?

또또, 그 말씀도 옳았어요.

     

선술집 <이승은>

목포집을 아시나요? 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정거장.

왕대포 한 잔에 시름마저 씻어 가는 술집. 그러나 아버지의 딱 한잔은 두 잔, 세 잔이 되고...

미운정, 고운 정 다 들어 버린 선술집을 아시나요.

     

시장 골목   <김종상>

충청도와 전라도/ 강원도와 경상도에서/ 고향을 버린 사람들/ 모두 여기 왔구나.

밤늦은 골목길/ 가스등 아래/ 멍게를 팔고/ 번데기를 외치며,

서툰 하루를/ 남의 흉내로 사는/ 분이네 오빠/ 돌이 아저씨.

소나기 딛고 간/ 밭이랑마다/ 팔 걷고 풍년을 심던/ 그 흙빛 주먹엔/ 호미가 없어도,

착한 황소 눈엔/ 아직도 서려 있구나./ 전설 같은 고향 이야기.

출처 : 오래전...인터넷에서

     

향수 - 이동원 & 박인수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1989)

박인수, 이동원

No.1 - 향수

 

어려운 그 시절 참 해맑은 풍경들.


이젠 그 어느곳에서도 보기 힘들어진 정겨운 모습들입니다.

이승은 허현선 부부의 인형전 그림을 웹서핑중 만나게 되어 너무도 반가웠고...

제가 가지고 있던 - 이, 허 부부의 "엄마 어렸을 적엔" 이라는 책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 책에 수록된 동시를 그림밑에 달면서

옛추억을 더듬을 수 있어 좋았답니다. - 포스트 출처: 인터넷에서...

     

잘생긴 꾀꼬리 꽃미남 리차드강 어리버리 돈키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