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가요

위하여 - 안치환 │ My Favorite Song

리차드 강 2009. 4. 8. 18:50

위하여 - 안치환

7집 Good Luck (2001)

안치환 1966-현재

Track 4. 위하여

 

     

위하여!!

(작사:안치환 작곡:안치환 편곡:안치환)

*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목마른 세상이야 시원한 술한잔 그립다.
푸른던 오솔길 자꾸 멀어져가고
넥타일 풀어라 친구야.
앞만보고 달렸던 숨가쁘던 발걸음도
니가 있어 이렇게 내가 있어 이렇게
이 순간이 좋구나 친구야

*반복

무정한 세월이야 구름처럼 흘러만 간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다.
청춘에 꽃이 시들었구나.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나는 술을 좋아한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술을 마시고 난후에 만든 노래)

     

     

Introduction

내 꿈의 방향을 묻는다 - 안치환과 자유 일곱 번째 음반 "Good Luck!"

안치환…
노래의 절정에서 긴장과 해방을 동시에 안겨주는 꽉찬 보컬과 시대의 흐름을 읽고 가슴속에서 스며나오는 진실함으로 노래를 만들었던 그는 민중가요에서 대중가요로, 외로움의 터널을 홀로 걸어오며 그 판을 뒤집었던 유일한 노래꾼이다. 89년말 솔로로 독립을 한 이후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노래에 대한 믿음으로 끊질긴 자신과의 싸움속에 그의 노래는 사자후를 터뜨렸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지금 일곱 번째 음반으로 21세기에 서 있는 자신을 내보인다.

안치환과 그의 밴드 "자유"…
97년 결성 이후 자신들만의 사운드를 발견하고 세션 연주에 완성도를 높혀안치환의 진보적인 감수성이 돋보이는 노랫말과 포크록이라는 고전적인 장르를 자신들만의 문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풍부한 사운드로 감싸안은 자유의 연주는 스튜디오와 콘서트홀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분위기를 이끌어 가기에 충분하다. 현재 자유 밴드 일원은 레코딩 세션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7집 음반 - Good luck!
8,90년대를 전진하며 걸어왔던 그가 1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노래꾼의 여정에서 7집 음반을 내놓았다. 민중가요와 대중가요를 한 음반에 수록하며 자신의 뿌리를 놓지 않았던 그가 이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전진의 슬로건이 견고한 현실의 벽 앞에서 부딪히고 좌절하였을 때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오는 한 인간의 모습이다.

이번 음반에서도 그는 단순히 대중 취향적인 서정성이 아니라 시대를 아우르는 이야기들을 엮어 자신이 추구하고 자리매김한 포크락을 선보인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로 첫 호흡을 같이한 시인 정지원의 詩 <내 꿈의 방향을 묻는다>는 다소 어려운 詩語이지만 중심을 잃어 어긋나는 세상을 살고 있는 지친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고자 한다. 이것은 안치환 자신의 노래에 대한 바램이기도 하다. 또한 그 역시 386세대이기에 그가 놓칠 수 없는 이야기… 이 시대 386세대들에게 건네는 <위하여!!> 라는 곡은 속도 경쟁을 강요받는 세상에서 80년대의 상징이었던 저항과 낭만의 문화를 잃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한 잔의 술잔을 건네며 도전적인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가 놓지 않았던 뿌리-시대를 읽고 노래하는 것이 민중 가요라 한다면 그는 통일에 대한 갈망을 들려주고 있다. 선배 김민기의 제의로 그간 콘서트 무대에서만 불러왔던 <철망앞에서>는 기존 곡이 듀엣곡으로 불려진 반면에 그의 밴드 자유와 새로이 편곡하여 심장에 파고 드는 강한 터치의 드럼 연주와 사이사이 신디사이저의 효과음으로 그의 카리스마가 돋보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곡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6월 13일 남북의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보고 노래를 만들었다는 <동행>은 이미 작년 여름에 열린 "우리의 소원은 통일" 콘서트 이후 큰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단조롭게 풀어내는 멜로디에 그 순간의 느낌을 솔직히 써내려간 가사가 통일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진 이에게 그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일깨워 주었던 것이다.

이 음반에서 <철망 앞에서><동행>과 더불어 우리의 역사를 말해 주는 노래-<매향리의 봄>은 단순히 그의 고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의 역사에서 청산하지 못한 강대국의 폭력에 신음하는 고향을 빗대어 우리 스스로 자주적으로 되찾아야할 조국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민중가요에서 이어오는 듯한 노랫말과 단조로운 기존 멜로디에 아트락을 접목시켜 시각적인 효과를 엮어내고 있다.

70,80년대 청년 문화와 대항 문화의 상징이었던 한국 포크 음악이 90년대 후반 새로운 세기에 다가서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 줄 수 있을 것인가는 이 음반을 수록된 <아, 봄이런가>, <가을 은행나무 아래서>, <山>을 통해 다시금 알 수 있을 것이다. 포크 음악에서만 표현될 수 있는 일상의 서정적인 이미지들을 서술적으로 풀어내 단순한 리듬으로 터치를 했고, 지극히 개인적인 정황들이긴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가사로 서술해 뼈대를 만들고 거기에 포크라는 살을 붙여 단단한 음악적 성과를 만든 것이다.

이외에도 그의 음반에 빠지지 않았던 시인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그의 음악적 친구인 작곡자 이지상이 곡을 붙인 <수선화에게> 모던 포크로 진행되고 있다.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서술적인 언어들을 그의 잔잔한 보컬로 한 점의 수채화처럼 이미지화 시키는데에 성공하였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의 음성에 귀기울이고 마음을 녹일 사람들을 위한 연가인 것이다.

일상과 무관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 그가 이번 음반을 통해 보여주고 하는 것은 카오스적인 세상에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한 자신에 향한, 주위 사람들을 향한, 세상을 향한 그의 믿음이다. 그리고 한시도 저버린적 없는 노래에 대한 믿음이다.

[자료 : BMG]

     

     

동세대에 띄우는 희망가

안치환에 대해 '뚝심 있는 가수'라고 평하는 건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의 대표적인 민중가요 가수/작곡가에서 제도권 진출의 쓴잔을 거푸 마시다 '진지한 대중가수'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과정이나, 라디오와 각종 집회를 넘나드는 거의 유일한 가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는 설명도 이제 그리 신통한 편은 못된다. 그래서 하다 못해 'Confession'(3집), 'Desire'(5집), 'I Still Believe'(6집), 'Remember'(6.5집), 그리고 'Good Luck!'(이번 7집)에 이르기까지, 그간 발표한 앨범들의 제목만 훑어보아도 일반적인 대중가수와 다르다는 지적은 거추장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앨범 제목이 영어로 된 경우가 많다는 점은 아이러니하지만, 사족이다.

아는 사람은 지겨워할 얘기들이(고, 모르는 사람은 도통(앞으로도?) 관심 없을 얘기들이)다. 그래서 그의 위상이 민중가수에서 포크(록) 대중가수로 변화하는 사이, 민중가요는 몰락에 가까울만큼 급격히 위축되었으며 댄스가요는 10년간 주류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언부언일 것이다. 안치환의 이번 7집 [Good Luck!]이 정규 6집 [I Still Believe]가 나온 지 꼭 2년만에, 그리고 고(故) 김남주 시인 헌정 앨범인 6.5집 [Remember]가 나온 지 1년 3개월만에 발매되었다는 사실은 신문이나 음악 사이트에 빠짐없이 언급되지만 환기하는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알아두자.

첫 트랙 "내 꿈의 방향을 묻는다"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별 말이 아니라, 해당 앨범에서 아이콘에 해당하는 곡을 첫 트랙으로 삼는 곡 배치 방법이 이번에도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내 꿈의 방향을 묻는다"는 5집 [Desire](1997)에 실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마찬가지로 정지원의 시를 안치환이 노래로 만든 곡이다. 결의에 찬 듯한 안치환의 보컬은 뒷 부분으로 갈수록 거친 질감을 드러내며, 빠르지 않으면서도 힘찬 사운드는 4집의 "수풀을 헤치며"나 "당당하게"의 연장선상에 있다(1970년대 록 스타일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다소 관념적인 가사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동맥을 다시 뛰게 할 수 있다면"이란 부분이 눈에 띄는데, 이 부분이 앨범의 향방을 요약하고 있다.

그래서 동년배(이른바 386세대)를 위무하는 권주가인 "위하여!!"가 타이틀 격으로 방송 홍보곡으로 선택된 것은 자연스럽다. 곡 길이도 3분대로 적당해 라디오와 좋은 궁합을 보이는 "위하여!!"는 30대 이상의 (노래방과 술자리) 애창곡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 곡은 중장년층이 느끼는 "청춘의 꽃이 시들어"감에 대한 상실감과 현실의 고단함을 절묘하게 건드리고 있다. 딱히 코러스 가사와 곡의 성격이 비슷하단 사실을 잊더라도, 나훈아의 "건배"나 입대 전 술자리 필수 레파토리로 한때를 풍미한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떠올리며 감회에 잠기는 동년배들이 적잖을 듯하다(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평소 '젊음을 위하여'란 상호격려가 필요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코러스가 선행한 후 <버스-코러스-간주-버스'-코러스'>로 진행되는 전형적인 곡 구조라든지, 신서사이저와 기타가 조용히 심금을 건드리는 반주라든지, 통속적인 가사 모두 듣는 이에게 따스한 위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 다른 말로, 공감대를 느끼지는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상투적'이라거나 '구리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동세대에 대한 말 걸기'는 안치환이 그간의 가수 활동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모습을 곱씹어본 후 나온 듯하다. 1988년 노찾사를 통해 그가 본격적으로 음악에 뛰어든 지도 13년이 흘렀는데, 이에 대한 후감(後鑑)은 민중가요 작곡가 박종화의 글을 빌려 표현되어 있다. 안치환이 곡을 입힌 "13년만의 고백"은 처음 노래를 시작하던 때의 초심과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노래에 대한 자세를 벼리는 곡으로, 3집 [Confession](1993)에서 부른 "고백"의 후속편 격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상실함이나 지나온 길에 대한 아쉬움, 때로 만나는 힘든 상황 등을 그리고 있는 "우물 안 개구리", "가을 은행나무 아래서", "슬럼프"도 잠시 멈춰 서서 호흡을 가다듬는 곡들이다.

     

     

그밖에, 안치환에게 상업적인 버팀목이 되어준 사랑 노래도 빠지지 않았다. 4집부터 꾸준히 사랑 노래를 작곡하여 제공한 김범수(얼마 전 "약속", "하루"로 '뜬' 김범수와는 동명이인이다)의 발라드 곡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실려 있고("내 손을 잡아요"), 안치환 스스로 만든 사랑 노래도 실려 있다("고해"). 반대로, 민중가요의 연장선상에 있는 수록곡들도 비중 있게 실려 있다. "동행"이 2000년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보고 만든 곡이라면, "철망 앞에서"는 김민기의 곡을 새롭게 편곡해 리메이크한 곡이다. "동행"이 나름대로 장중한 발라드 형식을 띠고 있다면, 윤도현밴드도 리메이크한 적 있는 "철망 앞에서"는 점증적으로 힘을 모아나가면서 뒷부분으로 갈수록 강하고 힘차게 진행되는데 편곡에 있어서 윤도현밴드의 "긴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U2 식이란 뜻이다). "산"은 가사와 상관없이 악곡과 사운드가 서정적인 민중가요에 젖줄을 대고 있고, 그의 고향이기도 한 매향리 미군 폭격장을 다룬 "매향리의 봄"은 나름대로 음악적 욕심을 부린 편곡을 걷어내면 1980년대 민중가요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금과 북을 쓰고 창법도 창에 가깝게 구사했으며 악곡 자체가 국악인 리메이크곡 "배웅"(이건용 작곡)이 다소 음악적으로 이질적이지만, 이미 10여 년 전에 (이건용이 주도하던) 진보적 음악 단체 민족음악연구회에서 발표한 음악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안치환이 노래해온 지난 13년을 편의상 나누자면, 4개의 시기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노찾사에서 노래하던 민중가수의 1기, 솔로로 독립하여 제도권의 문을 두드렸으나 실패한 2기(1집, 2집), 부분적으로 포크 록 편곡을 도입하면서 솔로로 성공을 시작한 다소 과도적인 3기(3집, 4집), 민중가요와 사랑 노래가 이질적으로 한 앨범에 뒤섞인 4기(5집, 6집). 이런 구분법을 바탕으로 이번 앨범을 굳이 위치 지우자면 3기의 3집과 4집에 가깝다. 지난 정규 5집과 6집의 앨범 구성에서 민중가요와 사랑 노래가 눈에 띄게 상이해 보였다면, 이번 앨범도 맥은 비슷하지만 티가 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내면으로 눈을 돌려 자성(自省)과 새로운 다짐을 그리는 곡들이 비중있게 실려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렇듯 7집 [Good Luck!]은 안치환의 예전 앨범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만약 이 앨범에 '더 성숙했다' 혹은 '여전히 뚝심있는 음악을 담았다'는 평가를 한다면, 그것은 양면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유는? 그런 평가의 긍정적 측면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만, 문제는 그의 음악 자체이다. 진보적 정치 의식과 의도와는 달리, 음악은 관습적이기 때문이다. 악곡이나 편곡된 사운드 모두 1970, 80년대 풍이고, 일부 노래의 가사는 상투적이라서 별 울림이 없다. 예컨대 "무정한 세월이야 구름처럼 흘러만 간다 /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다 / 청춘의 꽃이 시들어간다 /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 들어라 잔을 들어라"하는 "위하여!!"의 가사는 과연 "가는 세월에 저가는 청춘에 / 너나 나나 밀려가는 나그네 / 빈 잔에다 꿈을 채워 마셔버리자 / 술잔을 높이 들어라 건배~"하는 나훈아의 "건배"와 얼마나 멀리 있으며, "동행", "매향리의 봄", 그리고 "배웅"은 1980년대 민중가요로부터 얼마나 나아간 것인가.

안치환이 솔로 데뷔 후 두 번의 실패 끝에 3집과 4집에서 대중적인 인기와 돌파구의 전기를 마련한 데에는 조동익을 비롯한 이른바 '동아기획'의 사운드 건축가들의 조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그들과의 협업으로 어느 정도 신선한 파장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앨범이 반갑다면 다시 내면적인 탐색과 반추를 통해 새 출발을 도모하려 했다는 점 때문이고, 이 앨범이 실망스럽다면 그런 모색에 음악적 자극이나 수혈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은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의 징후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그의 바람은 아니겠지만.  200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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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 Biography

출생 : 1966년 02월 02일 / 한국
데뷰 : 1989년
학력 : 연세대학교 신학대학 사회사업학과 졸업

프로필
데뷔 : "새벽", "노래를찾는사람들"을 거쳐 89년 솔로독립
수상경력 : 1997 한국 프로듀서연합회선정 가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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