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100대 명반

앨범: 숲 Forest - 시인과 촌장 3집 (1988 SRB 서라벌 레코드) 31위

리차드 강 2013. 6. 9. 12:02

Forest

 

시인과촌장 3집: 숲 (1988 서라벌 레코드)

시인과촌장 Siinkwa Chonjang 3기 (1987 - )

1. 가시나무 - Track 전곡 연주

Side A
1. 가시나무
2. 새벽
3. 새털구름
4. 나무
5. 새날

Side B
1. 때
2. 새봄나라에서 살던 시원한 바람
3. 좋은 나라
4. 푸른 애벌레의 꿈
5. 숲

 

아티스트: 시인과촌장 3기 : 1987년
아티스트 라인업: 하덕규 - 보컬, 기타, 하모니카
음반 이름: 숲 Forest
음반 구분: 정규, studio - 3집
발매 일자: 1988-04-00 / 대한민국
장르/스타일: 포크
Album Releases 1988 동아기획, SRB

Credits
기획: 김영
기획사: 동아기획
레코딩 스튜디오: 서울 스튜디오

     

     

[대중음악 100대 명반]31위 시인과 촌장 ‘숲’

음악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풍족한 결실을 맺었던 1980년대 중·후반을 대표하는 작품들은 그 음악성뿐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빈곤과 억압으로 인해 암울해 보이기만 했던 그 시대에 틀림없이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의지와 희망이 존재했고, 대중음악은 바로 이 희망을 표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매개체였다.

더불어 대중음악이 우리가 쉽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그 시절에는, 국민적 정서를 대변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아티스트로서의 치열하고도 프로페셔널한 정신 또한 남다르게 존재했음이 분명하다. 들국화와 김현식이 특유의 거칠고 애절한 서정성으로 우회적인 반항과 자유를 역설했다면, 시인과 촌장은 보다 유유자적한 관점에서 바로 다음에 찾아올 그 희망을 노래했다.

무엇보다도 우리 고유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정서적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하덕규의 창작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아티스트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다.

혹자들은 2집 '푸른 돛'의 빼어난 완성도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던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부재로 인해 본작을 상대적으로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과 종교에 귀의한 하덕규의 새로운 음악적 성찰에 흔쾌히 동참한 조동익과 이병우, 최성원과 허성욱, 손진태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동아기획 사단의 최전성기를 대변하는 화려한 세션은 충분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사실상 시인과 촌장을 하덕규의 1인 프로젝트로 가정할 때, 보다 염세적이고 소박한 내면을 강조한 본작이 그 본연에 더욱 충실한 매력을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두말할 필요 없이 그 내용물은 어느 곡 하나 버릴 것이 없다. '가시나무'는 훗날 어느 가수에 의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더욱 널리 알려지면서 원곡을 능가하는 리메이크는 존재할 수 없다는 속설을 본의 아니게 증명했고, '새벽'과 '새 날'은 처연한 감성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새봄나라에서 살던 시원한 바람'은 한국형 뉴 웨이브라 칭할 만한 낙천적이고 총명한 감성이 돋보이며, '푸른 애벌레의 꿈'은 특유의 시적인 가사가 신실한 창법의 매력으로 승화했다. '숲'은 또 어떤가?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모던포크의 교과서적인 전형을 제시했다. 그의 음악은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서글프면서도 아름다운 자화상이다.

결론적으로 시인과 촌장, 즉 하덕규가 남긴 이 문화적 유산은 후대의 아티스트들에게도 큰 지침서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미선이와 언니네 이발관, 스위트피(Sweetpea)와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 등 한국형 인디록을 대표하는 일군의 밴드들에게서 익숙하게 감지할 수 있는 공통의 음악적 분모가 바로 이 시인과 촌장의 정체성을 계승하듯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음악의 보다 신속한 유입과 그로 인한 음악적 영감의 다양화, 레코딩 기술의 발전과 홍보 수단인 매체의 발달로 인해 향후 대중음악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발전을 거듭할 것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이 1980년대의 음악적 성과를 재현해내기란 한없이 요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요즘 가수들이 지니지 못한 그 무언가를 깨닫게 해주는 본작을 접하고 나면 그러한 노파심은 더욱 커져만 간다.

◇시인과 촌장 프로필

·결성 : 1981년

·구성원 : 하덕규(보컬) 함춘호(기타)

 

·주요활동

-1981년 1집 '시인과 촌장'

-1986년 2집 '푸른 돛'

-1988년 3집 '숲'

-2000년 4집 'The Bridge'

 

〈이태훈|향뮤직 온라인사업팀〉

2007-12-13 ⓒ 경향신문 & 경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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