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gio, for violin, strings & organ in G minor, T. Mi 26 (11:49) Common Name Adagio G-Moll Für Streicher Und Orgel Composer Tomaso Giovanni Albinoni (1671 - 1751) Arranger Remo Giazotto (1910-1998) Conductor Herbert von Karajan (1908 - 1989) Performer Leon Spierer (Violin) David Bell (Organ) Ensemble Berliner Philharmoniker Genre Baroque Period Date Written 1945; Venice, Italy Period Baroque Country Italy Live / Studio Studio Recording date November 1983 Recording Location Philharmonie, Berlin, Germany Note Composed by Remo Giazotto; not by Albin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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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노니의 아다지오 삶의 애절함과 비통함이 묻어나는 선율은 종종 절대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상처를 보듬어주는 듯 다가온다. 고통과 인내, 그리고 비애가 담긴 음율은 역설적으로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커다란 힘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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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노니의 아다지오]는 알비노니의 곡이 아니다. 놀랍게 들리지만 사실이다. 우리가 즐겨 듣는 명곡 중 여럿은 이처럼 작곡자가 잘못 알려져 있다. 새로운 곡을 쓴 작곡가가 ‘옛 작곡가의 곡을 발견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고, 단지 실수나 잘못된 추정에 의해 우리가 작곡가를 잘못 아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이를 ‘음악적 위작(僞作, Musical Hoax)’이라고 부른다. ‘음악적’이라는 표현은 주로 ‘선율처럼 부드럽게 들린다’는 관용어로 쓰이므로 ‘음악사 속의 위작’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알비노니 아다지오는 전기 작가의 작품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이탈리아의 음악학자인 레모 자초토(Remo Giazotto, 1910~1998)는 독일 드레스덴의 작센 주립도서관을 뒤지고 있었다. 도서관은 몇 달 전 연합군의 집중 폭격으로 허물어져 있었다. 책 일부는 안전한 장소로 옮겨졌지만 일부는 방치되다시피 한 상태였다.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에 천착(穿鑿, 깊이 파서 살피다)했던 자초토는 이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바로크 시대의 악보와 자료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드레스덴을 찾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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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소 알비노니 초상화 |
오래된 서가를 뒤지던 그의 눈에 중요한 무언가가 보였다. 악보였다. 인쇄된 것이 아니라 작곡가의 육필 악보였다. 완성된 것도 아니었고 시작 부분의 선율 몇 마디와 베이스 라인, 화음 표시만이 적혀있었다. 악보를 살펴보며 자초토는 이 악보가 그에게 친숙한 바로크 시대 베네치아 작곡가 토마소 알비노니(Tomaso Albinoni, 1671~1751)의 것임을 깨달았다. 이상은 자초토 자신의 회상에 따른 얘기다. 그는 이 악보가 알비노니가 1708년에 쓴 트리오 소나타의 느린 악장 스케치라고 추정했다. 완성된 작품은 찾을 수 없었다. 자초토는 이 악보를 되살리고 싶었다. 그는 남아있는 멜로디와 베이스라인에 기초해 8분 남짓한 악보를 완성했다. 1958년 출판된 악보에는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 G단조, 토마소 알비노니의 주제 두 개와 숫자저음에 기초함’이라는 제목이 쓰여 있었다. 애상적인 선율과 신비한 분위기를 가진 이 곡은 곧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지휘자 이노 사비니는 1967년 이 곡을 대편성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뒤 야나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1973년에 발매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아다지오’ 음반이 이 곡을 첫 곡으로 내세우면서 이 작품의 대중화에는 불이 붙었다. 1981년 [갈리폴리]를 비롯한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사용되었고 리차드 클레이더만을 비롯한 팝 음악가들도 이 선율을 콘서트와 음반에 차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 G단조, 토마소 알비노니의 주제 두 개와 숫자저음…’이라는 긴 제목은 잊혀졌다. 단지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카라얀의 앨범에도 ‘아다지오 G단조, 레모 자초토 편곡’으로 표기되었다. 자초토는 공식적으로 이 곡이 ‘알비노니가 남긴 단편(斷片)들에 의해 자신이 쓴 작품’임을 밝혔지만, 어느 순간엔가 ‘알비노니의 작품, 자초토 편곡’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타인을 속인 ‘위작(僞作)’은 아니다.
카라얀의 지휘로 발매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가 포함된 앨범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면 자초토가 생전에 알비노니의 육필 악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현재 악보가 남아있는지 여부도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의 조수를 지낸 음악학자 무스카 망카노는 “선율 여섯 마디와 숫자저음이 쓰여 있는 악보 오른쪽 상단에 드레스덴에서 나온 것임을 나타내는 도장이 찍힌 것을 본 일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를 믿는다면 자초토가 선율을 ‘조작’해낸 것은 아니라는데 힘이 실리지만, 확실하지는 않은 증언이다. 어쨌거나 이 작품은 ‘알비노니의 곡’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음악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초토는 음악평론가로 시작해 음악저널 『이탈리아 음악 리뷰(Rivista musicale italiana)』의 편집장, 이탈리아 국영방송 음악 PD, 피렌체 대학 음악학 교수를 지냈다. [알비노니 아다지오]의 실제 작곡자라는 점 외에도 학자로서 알비노니 연구에 가장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알비노니와 같이 베네치아 출신 작곡가였던 비발디도 그의 주요한 연구 대상이었다. 그의 삶에 깊이 침입한 두 세기 선배 음악가 알비노니는 「신포니아와 협주곡집」을 비롯한 9권의 기악곡집을 남겼다. 카드(트럼프)를 제작하는 부유한 상공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생계 걱정 없는 반(半) 아마추어 작곡가로 일생을 보냈다. 바흐도 그의 작품에 매혹되어 알비노니 주제에 의한 푸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