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도자란 그리 녹록치 않은 자리입니다.
고위성직자들은 자기 백성을 잘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이 크기 때문입니다. 비오 12세 교황은 나치와 파시즘에 맞서 유다인들을 보호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해야할 과업을 지니고 있었지만, 교황청을 보호하기 위해 비오 교황(파첼리 추기경)은 나치와 정교협약을 맺고 나치의 학살에 대해 침묵을 지킵니다. 이 불명예와 비복음적 태도를 단지 '현실 때문에'라고 말한다면, 우린 참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다 버려야 얻을 생명이라는데... 다 주어야 만날 부활이라는데...
우리는 결정적인 국면에서 나의 신앙을 가늠하게 됩니다. 교회의 신실함을 판정받게 됩니다. 세상을 위해 교회를 쇄신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공의회를 열었던 농부 출신의 요한 23세 교종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복음적 신실성을 증거하기 위해서라면 교회는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할 뜻이 있다고 했던 바오로 6세의 <현대의 복음선교> 교황회칙처럼, 가진 것을 양보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가치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지난 촛불바람에도 불구하고 완강하게 침묵을 지키는 우리 한국천주교회의 지도자들을 바라보며, 침을 삼키며 아픈 마음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갈망합니다. 애원하고 호소합니다. '나를 살려 달라고!' '그 이를 죽음에서 건져 달라'고 말입니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단식을 보면서 이 호소는 더욱 간절해집니다. 어떤 사람은 현 시국이 유신정권 때 같다고들 합니다. 10년전, 20년전도 아니고 4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포크레인 독재시대에 우리 교회가 갈 길을 열어주십사 주님께 기도합니다.
-2008.8.20. 편집자 한상봉
출처 :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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