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주는 여자'에서 '미셀 드빌' 감독은 베토벤의 곡들을 수시로 인용합니다. 극중에서 여주인공 마리(미우 미우)가 책을 읽어주는 다양한 고객들과의 에피소드 마다에 음악이 주어집니다. 예컨대 레닌을 읽어달라는 장군의 노미망인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소나타 '발트슈타인 Waldstein'을, Maurizio Pollini, piano 1. Allegro con brio Piano Sonata No. 21 in C major op. 53 "Waldstein"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C장조 op.53 "발트슈타인 Waldstein" 성급한 중년남자에게 바이올린 소나타 '봄', Anne-Sophie Mutter, Violin 1. Allegro Violin Sonata in F major, op.24 "Spring"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장조 Op.24 <봄> 사드를 읽어달라는 늙은 판사에는 '첼로 소나타 1번' Jacqueline Du Pre 1. Adagio sostenuet Cello Sonata No.1 in F Major Op.5-1 베토벤 첼로소나타 1번 F장조 Op.5-1 에릭과 콜레리에게 각각 '바이올린 소나타 8번'과 '클라리넷 트리오 4번'등이 쓰여집니다. Martha Argerich - Gidon Kremer 3. Allegro Violin Sonata No.8 in G Major Op.30-3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8번 사장조 Op.30-3 Tashi Ensemble 2. Adagio Trio for piano, clarinet & cello in Bb op.11 베토벤 피아노, 클라리넷, 첼로를 위한 3중주곡 op.11
이 영화에서 미우 미우가 낭랑한 목소리로 책을 또박또박 읽어주는 프랑스어 대사들 또한 음악만큼 듣기에 좋습니다. 그녀는 책을 읽어줄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몸을 던져 애인 혹은 인생의 카운슬러같은 역할까지도 기꺼이 맡습니다. 실제로 한 사람의 인생에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그에게 책을 읽어주는 여자들(혹은 책을 읽어주는 남자들)이 아는 새 모르는 새 몇 명이고 스쳐 지나가는 것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책을 읽어주는 이들은 그에게 평생 한 사람이기도 하고 나이를 먹어가며 바뀌기도 합니다. 그래도 영원히 변치 않는 것으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어주는 여자들이 아니라 그들이 읽어주는 문학이나 들려오는 음악소리의 아름다움 그 자체일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은 영원한 기쁨이지요. 내일엔 우리에게 또 누가 책을 읽어 줄지요? 이 아침에 흐르는 바다의 가슴 같은 발트슈타인 소나타는 지금처럼 앞으로도 영원히 굽이칠 텐데... |